휴전, 정전, 종전, 참 헷갈리죠. 그래도 종전은 의미가 명확한데 휴전, 정전은 참 구분하기 힘듭니다. 우리나라는 휴전상태일까요, 정전상태일까요? 휴전선도 있고 정전협정, 군사정전위원회도 있고 용어 자체가 통일감없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냉정한 안보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휴전, 정전, 종전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휴전 정전 종전의 차이
종전은 말 그대로 전쟁을 끝낸다는 개념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죠. 그란데 휴전과 정전은 명확한 구분없이 혼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어에 대한 정의도 해외와 국내 자료가 정반대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국내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실제로 전투를 중지하는 기간/지역으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쉬운 구별법입니다.
- 휴전: 비교적 오래동안/ 전지역 혹은 국지적으로/ 전투를 그만두는 것
- 정전: 일시적/ 국지적으로/ 전투를 중단하는 것.
- 종전: 일정 시점 이후 계속/ 전면적으로/ 전투를 그만두는 것.
휴전(休戰, armistice)
휴전은 장기간에 걸쳐 전지역(국지적)으로 전투를 중지하는 것입니다. 전투는 멈추지만 전쟁은 지속되는 상태로 국제법상 전쟁 상태이지만 당사국 간 협상으로 전체 전선에서 전쟁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기간/지역에 대한 기준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휴전과 정전의 구분이 모호한 면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휴전으로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과 영국군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전투를 중지한 크리스마스 휴전(정전)이 있습니다.
휴전에는 일반 휴전, 국지적 휴전, 군사행동의 중지가 있습니다.
- 일반 휴전(general armistice): 전투지역 전역에서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
- 국지적 휴전(partial armistice): 일정 지역, 일부 군의 적대행위를 중지
- 군사행동의 중지(적대 행위의 중지): 확전방지, 전쟁 종결 등의 목적이 없이 적대행위만 중지
정전(停戰, ceasefire, truce)과 정전협정
정전
정전은 일시적으로 특정 지역에서 전투를 그만두는 것입니다. 민간인 등 쌍방의 피해가 너무 커지거나, 국제기구나 제3국의 중재로 정전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전 상태일 때는 전사자와 부상자 수송, 포로 교환이 이루어집니다. 공식 조약으로 맺어질 수도 있지만, 비공식 양해를 거쳐 이뤄지기도 합니다.
정전협정 (한국전쟁)
1951년부터 2년 가까이 정전(휴전) 협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다가 1953년 7월 27일 유엔군, 북한군, 중공군 총사령관이 서명했습니다. 협정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군사분계선 설치. 2km씩 후퇴하여 비무장지대를 설치.
- 군사정전위원회가 휴전협정 감시. 중립국감시위원단이 군비증강 감시
- 포로 송환
협정 체결 이후
전쟁이 종전이 아닌 정전으로 끝나면서 정전 협정을 감독하는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설치되었습니다. 2013년 북한은 정전 협정 파기를 선언한 적도 있습니다.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종전 선언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었으나,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종전 논의도 끝나게 됩니다.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지 않고 70년 이상 지속되면서 한반도는 전쟁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종전과 평화 협정
종전은 완전히 전투를 그만두고 평화 협정을 맺는 것을 말합니다.
평화 협정
평화 협정 (平和協定, peace treaty)은 전쟁상태를 종결시켜 최종적으로 평화를 회복시키기 위한 교전국 간의 조약입니다. 평화 조약, 강화 조약, 종전 협정이라고도 합니다.
평화 협정의 내용
- 국경의 공식적인 확정
- 앞으로 분쟁이 발생할 경우의 분쟁해결절차
- 천연자원에 대한 양측의 접근 방법, 분배 방법 전쟁범죄인의 처리 방법
- 난민의 처리 방법
- 남은 부채의 청산
- 소유권 다툼 대상 물권의 청산
- 금지하는 행위의 정의
- 현존 조약의 재적용
우선 전투를 중지하기 위한 정전 협정이 구두로 체결되고, 이어서 평화 회담이 개최되며, 평화 협정(강화 조약)에서 전쟁종료의 확인 등이 결정됩니다.
종전의 역사적 사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
제2차 세계대전은 1945년 독일과 일본의 항복으로 종결되었습니다. 이 종전 협정으로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났으며, 이후 세계는 전후 복구와 새로운 국제 질서 구축에 집중했습니다. 이 사례는 종전이 전쟁의 공식적인 종료를 의미하며, 이후의 평화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한반도 평화협정 (북미평화협정, 종전 협정)
한반도 평화협정은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휴전협정)의 후속 조치로서 한반도에서 공식적으로 전쟁을 종료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된 바 있었습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협정을 체결하고 종전을 선언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트럼프-김정은의 하노이 회담 결렬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휴전과 정전이 구분이 좀 되시나요? 혼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명쾌하게 나눠지진 않지만 대체적인 구분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한반도가 정전 협정 체제이고 하루빨리 종전 선언을 하고 평화 협정 체제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남북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