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무더위가 유난히 심하네요. 24 절기와 실제 계절의 차이가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진짜 가을이 시작되는 절기를 어디로 잡아야 할까요? 추분 뜻, 날짜, 의미를 알아보고 가을의 시작은 언제인지도 생각해 보겠습니다.
목차
추분 뜻 날짜
추분(秋分)은 24 절기의 하나죠. 백로(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입니다. 추분(秋分)은 양력 9월 23일 무렵으로, 음력으로는 대개 8월에 듭니다. 추분 무렵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져요. 추분이 지나면서 점차 밤이 길어지기 때문에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2024년 추분은 9월 22일 일요일입니다.
추분 의미
추분 - 밤낮의 길이
추분 하면 아무래도 밤낮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게 가장 먼저 생각나죠. 태양이 북에서 남으로 천구의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추분점(秋分點)을 지나는 시기예요. 밤낮이 같아지지만, 실제로는 해가 진 후에도 빛이 남아 있어서 낮이 상대적으로 길게 느껴져요.
춘분과 추분을 흔히 이분(二分, Equinox; 이쿼녹스)이라고 불러요. 동지 이후 낮이 길어져 춘분이 되듯이, 하지 이후 낮이 짧아져 추분이 되죠. 추분부터 다시 낮이 짧아져요.
추분과 춘분은 모두 밤낮의 길이가 같지만 기온은 추분이 약 10도 정도 높아요. 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죠.
추분 풍속
농사에서는 추수 시기로 오곡백과가 풍성한 때죠.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나 고추도 따서 말려요.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둬요. 산채를 말려 묵나물을 준비하기도 했어요.
추분의 제철 음식은 고등어, 광어, 갈치, 가지, 버섯 등이라고 해요. 나라에서 장수를 기원하는 노인성제(老人星祭)를 지냈어요. 고려 때부터 시행됐다고 해요.
추분에는 우레소리가 그치고, 동면할 벌레가 흙으로 창을 막으며,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했어요.
세계의 추분
동양에서 용은 춘분에 하늘로 올라갔다가 추분에 못으로 돌아온다고 해요. 당태종은 입춘부터 추분까지 사형을 금지시켰어요. 조선시대에도 역모죄나 강상죄 같은 심각한 범죄가 아니면 추분 이후에 사형을 집행어요.
일본에서는 춘분과 같이 추분이 공휴일이에요. 춘분, 추분 앞뒤로 3일, 총 7일을 오히간(お彼岸)이라고 하고 조상을 기리는 행사를 해요.
프랑스혁명은 공화정을 추분 무렵(9월 21일)에 성공시켜 한때 프랑스 공화력의 첫날이 되기도 했죠. 켈트족의 축제도 춘분처럼 추분을 기념해요.
덥고 추운 것도 추분과 춘분까지이다
더위와 추위가 절기의 순환에 따라 변한다는 속담이에요.
겨울에 추웠던 날씨도 춘분(春分)이 지나면 따뜻해졌음을 느낄 수 있죠. 온 세상에 꽃이 만발하고 봄빛이 완연해져요. 춘분은 3월 21일 경이며, 봄경치가 가장 때라서 이때를 춘삼월 호시절이라고 해요.
추분(秋分)이 되면 날씨가 선선해져서 가을로 접어들죠. 춘분과 추분은 추위와 더위가 변하는 경계로 관용적 인식되었음을 속담은 이야기하고 있어요.
추분이 지나면 우렛소리 멈추고 벌레가 숨는다
추분(秋分)이 지나면 천둥소리도 없어지고 벌레들도 월동할 곳으로 숨는다는 속담이에요.
추분부터 낮의 길이는 점점 짧아지고 밤의 길이는 점점 길어지죠. 밤이 길어지면서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여름철의 천둥이 그칩니다. 벌레들은 둥지의 입구를 막아 작게 만들어 추위를 예방한다는 겁니다.
가을의 시작은?
24 절기 중 가을에 해당하는 절기는 입추/처서/백로/추분/한로/상강 등 6개가 있어요.
24절기 - 가을 | 2024년 날짜 | 절기 특징 |
입추 (立秋) | 8월 7일 | 가을의 시작 |
처서 (處暑) | 8월 22일 |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날 |
백로 (白露) | 9월 7일 |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날 |
추분 (秋分) | 9월 22일 | 밤의 길이가 낮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 |
한로 (寒露) |
10월 8일
|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날 |
상강 (霜降) | 10월 23일 |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날 |
이름만 놓고 보면 선조들은 입추 (올해는 8/7)를 가을의 시작으로 본 것 같죠. 하지만 8월 초가 가장 더운 때라 요즘 계절로 보면 가을과는 거리가 멀어요.
처서 (올해 8/22)도 '더위가 멈춘다'는 이름처럼 더위가 물러가서 처서 매직이라 불렸죠. 그런데 올해는 이름이 무색하게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어요.
기상 전문가들은 백로~추분이 가을의 시작이라고 얘기합니다. 기온 상승으로 9월 초순~하순이 돼야 가을로 볼 수 있을 거라는 거죠.
추분 무렵에 밤낮의 길이가 같아집니다. 이런 특성으로 추분은 한중일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남반구에서도 특별한 날로 여깁니다. 기온이 계속 올라가면 앞으로는 추분이 가을의 시작이 될 수도 있겠죠.